형사 무죄여도 병원 배상책임은 따로…대법 "산소요법 후 12시간 검사 지연, 의료과실"

2026년 10월 21일
■ 사건 개요
80대 남성 A씨는 2018년 2월 폐렴·폐부종 의심으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A씨는 고혈압과 당뇨가 있었고, 2001년 폐암으로 폐 일부를 절제했습니다.
입원 2주 전에도 폐렴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악화로 입원했다 퇴원한 상태였습니다.
입원 후 산소포화도가 80% 수준까지 떨어지자, 당직의는 새벽 3시 50분께 고농도 산소요법을 시작했습니다. (산소 공급량 분당 2L → 10L)
폐질환 환자에게 산소를 많이 주면 몸속에 이산화탄소가 쌓여 의식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동맥혈가스검사'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COPD 진료지침도 산소요법 시작 후 30~60분 안에 이 검사를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A씨는 오전 9시께부터 의식이 흐려졌고, 검사는 오후 4시께에야 이뤄졌습니다.
산소요법 시작 후 약 12시간 20분, 의식 악화 후 약 7시간이 지난 시점입니다.
검사 결과 체내 이산화탄소가 과다하게 쌓여 있었고, A씨는 오후 6시께 심정지에 빠졌다가 보름여 뒤 사망했습니다.
유족은 병원과 의료진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 1·2심 판단
1심
검사 지연이라는 의료진 과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A씨의 기저질환을 고려해 병원 책임을 20%로 제한하고, 약 3,000만 원 배상을 명했습니다.
2심
2심은 유족 패소로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진료지침은 '권고사항'일 뿐 검사 여부는 의사가 판단할 일이고,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계속 파악하고 있었다고 봤습니다.
설령 과실이 있더라도 고령과 중증 기저질환을 고려하면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담당 의사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사실도 판단 근거로 삼았습니다.
■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2026년 9월 23일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2026다204839)
대법원은 기존 판례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의료행위 증명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환자 측이 ① 진료상 과실과 ② 그 과실이 손해를 일으켰을 개연성을 증명하면 인과관계 증명책임을 완화해야 한다는 법리입니다.
그리고 COPD 진료지침의 내용과 감정의 의견, 산소 투여 후 약 12시간 동안 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경위를 종합해 병원의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또 의료진의 과실을 A씨 의식 악화의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병원 측은 과실과 사망이 무관하다는 점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환송심은 의료진 과실과 A씨 병력의 기여도를 함께 따져 배상 범위를 다시 정하게 됩니다.
■ 손해사정사 송종하의 한마디
① 형사 무죄와 민사 배상은 별개입니다.
의사가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받았어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따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무죄가 났으니 끝났다"고 단정하지 마세요.
② 과실이 보이면, 반증 부담은 병원으로 넘어갑니다.
환자 측이 의료진 잘못과 그 잘못으로 손해가 났을 가능성을 보여주면, '사망과 무관하다'는 증명은 병원이 해야 합니다.
환자 측이 모든 인과관계를 완벽히 입증할 필요는 없습니다.
③ 진료지침·기록·시간대가 핵심 증거입니다.
이번 사건도 '언제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진료기록부, 간호기록, 검사 시각을 가능한 한 빨리 확보해 두시길 권합니다.
④ 기저질환이 있어도 포기하지 마세요.
고령이나 지병이 있으면 배상액이 일부 줄어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책임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의료사고나 배상책임 문제로 고민 중이시라면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먼저 상담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 상담 안내
송앤송 손해사정사무소
☎ 055-754-8400~1 / 010-3552-1800
출처: 연합뉴스(2026.10.19), 법률신문(2026.10.19) / 로앤비 뉴스속의판례
